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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에서 20년,
태양광 구조물로 한국 문을 두드리다

톈진 웨이커철강 전계홍 총괄이사 · 내년 초 한국 지사 설립 추진

톈진 본사 집무실의 전계홍 총괄이사
톈진 본사 집무실의 전계홍 총괄이사. 책상 위에 중국과 한국 국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톈진에 본사를 둔 태양광 구조물 회사의 해외 사업을 한국인이 총괄한다. 중국에서 20년을 보낸 전계홍(全桂洪) 총괄이사다. 회사 이름은 웨이커철강(天津威科钢铁有限公司), 브랜드는 VK-PVLAND다. 2016년 강재 유통으로 출발해 2019년 태양광 구조물 생산에 들어선 기업이다. 이후 구조물을 공급한 발전소는 스물세 곳, 합계 2.71기가와트(GW)에 이른다.

“회사 대표는 중국인이고, 저는 공동투자자 자격으로 해외 마케팅과 영업총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전 총괄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내년 초 한국 지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포장재에서 태양광으로

그가 중국에서 보낸 20년은 태양광과 거리가 먼 일로 채워져 있었다. 반도체와 SMT(표면실장) 공정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이송용 캐리어테이프와 커버테이프, 곧 PCB 자동화 실장용 포장재였다.

중국에 온 것도 한국 법인에서 중국으로 발령을 받아서다. 현지 법인 책임자로 부임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매출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던 주력 고객사가 인수합병되면서 법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결국 법인을 정리하는 일까지 그가 맡았고, 2012년 같은 업종의 회사를 인수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같은 업종을 한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회사는 이제 화북 지역에서는 그의 회사가 유일하고, 중국 전체로도 한두 곳에 그친다고 그는 말했다.

사업 전환을 고민하게 만든 것은 중국 로컬 기업의 변화였다. “예전에는 가격 차이가 나는 만큼 품질도 달랐습니다. 지금은 중국 업체들이 설비를 직접 만들고 원자재 품질도 올라왔어요. 오히려 한국 업체가 중국 원자재와 설비를 들여가는 상황입니다.” 대규모 투자로 밀고 들어오는 로컬 기업과 규모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그는 다른 성장 분야를 찾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들이 하나둘 중국에서 철수하던 시기를 그는 이렇게 기억한다.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다음 사업을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경운동에서 시작된 관심

새 분야로 신재생에너지를 택한 데는 개인적인 배경이 있다. 그는 1991년 3월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서 5년여 동안 환경운동에 참여했다. “그때는 산업폐기물과 수질오염이 주된 문제였다면, 지금은 기후 문제 전체로 넘어왔습니다.”

2015년 파리협정 이후 각국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내걸었다. 기업들은 사용 전력을 100퍼센트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RE100을 선언했다. 그는 이 흐름을 사업의 근거로 본다.

“이건 선택 사항이 아니라 앞으로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을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지금 가장 넓게 적용할 수 있고, 산업 생태계가 이미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보고 손을 잡았다

2025년 1월, 중국 지인의 소개로 웨이커철강 런수쥔(任树军) 대표이사를 만났고, 전 총괄이사는 공동투자자로 참여했다. 파트너를 고른 기준은 결국 사람이었다고 했다.

“2년 가까이 같이 일해오면서 인품과 추진력, 전문성을 봤습니다. 30대 CEO인데 추진력이 대단합니다.”

웨이커철강 런수쥔 대표이사와 전계홍 총괄이사가 악수하고 있다
웨이커철강 런수쥔(任树军) 대표이사(왼쪽)와 전계홍 총괄이사. 톈진 본사 접견실.

런 대표는 알루미늄 자재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2016년 독립했다. 본사 벽에 걸린 연혁을 보면 시작은 강재를 사고파는 일이었다. 이듬해 첫 가공센터를 세워 맞춤 가공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8년 ISO 9001 인증으로 표준화 생산 기반을 갖췄다. 태양광 구조물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것은 2019년, 지능형 냉간성형 라인을 가동하면서다.

이후에도 단계를 밟아 올라갔다. 2020년 연간 생산능력 30만 톤을 넘기며 중국 정부의 태양광 링파오저(領跑者) 계획 사업을 수주했고, 2021년에는 ERP와 MES를 연동한 전 공정 디지털 공장을 완성했다. 현재는 세 개 법인 체제다. 구조물을 만드는 제조 법인, 설계·조달·시공을 맡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법인, 그리고 수출 법인이다.

톈진 자야경제기술개발구의 웨이커철강 공장 전경
톈진 자야경제기술개발구의 웨이커철강 공장. 외벽에 태양광 구조물 시스템 통합 공급사라는 문구와 ISO 9001·14001·45001 인증 표기가 붙어 있다.

30만 톤을 찍어내는 공장

공장은 부지 약 4만㎡, 건축면적 1만6,500㎡ 규모다. 평수로 따지면 각각 1만2천여 평과 5천 평쯤 된다. 연간 생산능력은 30만 톤, 연매출은 10억 위안 수준이다. 환율에 따라 달라지지만 원화로는 2천억 원 안팎이다. 레이저 절단기와 냉간성형 자동라인, 유압 절곡기, 플라즈마 절단기, 로봇 용접 설비를 갖추고 C형강과 U형강, Z형강, 그리고 각종 구조물 부품을 생산한다.

회사가 제시한 공급 프로젝트 목록을 보면 규모가 가늠된다. 닝샤 닝둥의 2GW급 태양광 기지에 520MW분, 허베이성 청더 프로젝트에 460MW분, 신장 타림유전 자스현 프로젝트에 415MW분을 공급한 것을 비롯해 모두 스물세 건, 합계 2,710MW다. 목록에는 일본 수출 건 50MW와 현재 건설 중인 사업 한 건이 포함돼 있다.

탄소를 줄이는 설비를, 탄소를 줄여서 만든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축은 제조 과정의 탄소다. 2022년 내놓은 경량화 고강도강 구조물 시스템은 같은 발전소를 짓는 데 들어가는 강재량 자체를 줄여 건설비를 15퍼센트 낮췄다고 회사는 설명한다. 2024년에는 제로카본 전기로 생산라인을 가동해 강재 1톤당 탄소배출을 65퍼센트 낮췄고, 그 성과로 국가급 녹색공장 평가를 받았다. 회사가 본사에 게시한 연혁에 적힌 내용이다.

한국에서도 RE100을 선언한 기업과 공공 발주처를 중심으로 자재의 탄소발자국을 따지는 흐름이 생기고 있다. 구조물을 싸게 공급하는 것과 탄소를 덜 배출하며 만든 구조물을 공급하는 것은 협상 테이블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설계와 견적까지, 가공해서 보낸다

한국에서 협의 중인 품목은 영농형과 주차장형(카포트), 지상형, 해상형, 지붕형 다섯 가지 태양광 구조물이다. 거래 방식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한국 측이 설계도를 주면 그대로 가공해 공급하고, 기초 현장 자료만 넘기면 설계와 견적서를 함께 제시한다.

“현장 기초 데이터만 주시면 설계까지 해서 견적을 냅니다. 시공은 한국에서 하시고, 저희가 가공한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그건 저희 책임입니다. 필요하면 기술진을 현장에 보냅니다.”

주차장형 태양광 구조물 실물을 살펴보는 전계홍 총괄이사
주차장형(카포트) 태양광 구조물 실물을 살펴보는 전계홍 총괄이사(오른쪽). 톈진 본사 전시 공간.

지붕형이나 영농형처럼 규격이 비교적 정해진 구조물은 기존 설계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지상형과 해상형은 지형과 지질에 따라 설계가 달라진다. 이 경우 한국 현장의 실측 자료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점도 그는 분명히 했다.

우열이 아니라 역할 분담

그는 한국을 아직 성장 여지가 큰 시장으로 본다. 중국은 이미 설치가 크게 확대돼 지역에 따라 신규 계통 연계가 제한되는 반면, 한국은 전력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시장의 사업 모델도 다르다. “한국은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구조가 중심입니다. 중국은 공장이 먼저 쓰고 남는 전력을 파는 자가소비형이 보편화됐고요.”

실제로 웨이커철강은 공장에 자체 설비를 두고 있다. 지붕에는 0.5MW 규모 태양광이 올라가 있어 일부는 공장에서 쓰고 나머지는 판매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본사 모니터링 화면에서는 500kW급, 1,044k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가동되는 것도 확인됐다. 파는 물건을 자기 공장에서 먼저 돌려보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대규모 시공을 반복하면서 자재와 가공, 설계와 시공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한국 기업은 시장과 사업 역량을 갖고 있고요. 이 둘을 연결하는 것이 제가 하려는 일입니다.”

발전·저장 설비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을 함께 살펴보는 전계홍 총괄이사와 런수쥔 대표이사
톈진 본사의 발전·저장 설비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 전계홍 총괄이사(왼쪽)와 런수쥔 대표이사가 운전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가장 큰 벽은 기술이 아니라 결제다

그가 꼽은 한국 진출의 최대 과제는 품질도 가격도 아니었다. 결제 조건이다. 신용장(L/C)을 개설하는 한국 중소 수입업체가 많지 않아 거래는 대개 전신환(T/T) 방식으로 이뤄진다. 계약을 맺을 때 절반, 선적 준비가 끝나면 나머지 절반을 보내는 것이 통상 조건이고, 분할 비율은 협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래도 물건을 받기 전에 대금을 모두 치러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 업체 입장에서 부담이라는 걸 압니다. 그래서 중간에 제가 있는 겁니다.”

대응은 네 갈래다. 첫째는 공장 실사다. 실제로 한국 업체 대표와 담당자들이 톈진 공장을 다녀갔고, 그 뒤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둘째는 선적 증빙이다. 물류회사를 통해 컨테이너 적재 사진과 선하증권(B/L)을 확보해 수입자에게 전달한다. 셋째는 문제가 생겼을 때 기술진을 한국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넷째가 한국 지사다.

“공장을 직접 보고 가신 분들은 대부분 만족하고 돌아가십니다. 규모와 생산 제품을 보여드리는 게 저희로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내년 초 한국 지사, 그다음은 EPC

한국 지사는 내년 초 설립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역할은 고객 대응과 마케팅, 기술지원과 사후관리, 그리고 지역 대리점 모집과 관리다. 설립 이후 지사장은 전 총괄이사가 맡을 예정이다.

“지사가 있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거래를 시작하려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에요.”

구조물 공급이 1차 목표이지만 그 너머도 보고 있다. 회사가 EPC 체제를 갖춘 만큼, 이후에는 한국 기업과 협력해 설계와 조달, 시공 단계까지 참여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사의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대리점 운영 조건은 아직 검토 중이다.

한국 규격 인증은 아직 받지 않았다. “지사가 설립되면 차근차근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같이 발전하는 것”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에 전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전시회에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중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가격만이 아니라 품질과 설치 경험에서도 격차가 줄었다는 점을 인정하시더군요.”

그러나 그가 힘주어 말한 것은 제품이 아니었다.

“저는 중국에 있지만 한국 사람입니다. 중국 기업과 협력해서 해외 시장을 함께 여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팔아 이익만 남기는 게 아니라, 기술적인 부분도 서로 교류하면서 같이 발전하는 것. 그게 제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웨이커철강 전계홍 총괄이사

그린에너지 수요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한두 해 하고 끝나는 사업이 아닙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다시 집중할 동력이 생겼습니다.”

웨이커철강 VK-PVLAND

회사 제출 자료 기준

법인명天津威科钢铁有限公司 · Tianjin Weike Steel Co., Ltd. (브랜드 VK-PVLAND)
관계사Tianjin Weike New Energy Technology Co., Ltd.
설립2016년 5월 26일
소재지중국 톈진시 징하이구 자야경제기술개발구 가오신산업원 난구 타이안로 32호
자본금3,000만 위안
연매출10억 위안
공장 규모부지 약 4만㎡(약 1만2천 평), 건축면적 1만6,500㎡
연간 생산능력30만 톤
주요 제품태양광 구조물 및 부품, 온실 구조물 및 부품, 철골 구조물
공급 실적회사 자료 기준 23개 프로젝트 합계 약 2.71GW
주요 인증ISO 9001·14001·45001(2027년 3월 18일까지), 유럽 EN 1090-1 적합성 확인(VoC, 2029년 7월 25일까지), 중국 첨단기술기업(2025년 12월 발급, 유효 3년). 이 밖에 녹색기업 평가 AAAAA, 녹색공급망 관리 5성급, AAA 기업신용평가 등 민간 평가기관 등급 보유

인증 현황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EN 1090-1 적합성 확인(VoC)
EN 1090-1 적합성 확인(VoC)
첨단기술기업(高新技术企业)
첨단기술기업(高新技术企业)
문의웨이커철강 전계홍 총괄이사 (Andrew Hong)
중국 +86 130-2227-3510
이메일 tjsjosung@163.com
한국어 소개 페이지 thefocus.kr/weikesteel

글 함진영 편집장 · 사진 이영호 작가 | 포커스기업소식
본문의 회사 연혁과 인증 사항은 웨이커철강이 제출한 자료와 본사 게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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