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회담, FTA 서비스·투자 협상과 공급망 안정화 협력 합의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8월 19일 서울에서 만났다. 두 장관은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과 공급망 안정화, 인적·문화 교류 등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고, 11월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양국 정상 회동을 추진하는 데 공감대를 확인했다.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8월 19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왕 부장이 단독으로 한국을 찾은 것은 2021년 9월 이후 약 5년 만이고,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린 것은 지난해 9월 베이징 회담 이후 11개월 만이다. 8월 24일 한중 수교기념일을 닷새 앞둔 시점이었다.
회담에서 나온 협력 분야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담에서 조현 장관과 왕 부장은 회담과 만찬을 통해 내년 한중 수교 35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두 장관이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분야는 다음과 같다.
한중 외교장관회담 협력 합의 분야 (2026. 8. 19.)
- 통상
-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 산업
- 공급망 안정화
- 교류
- 인적·문화 교류 확대
- 상징 사업
- 판다 도입
- 역사
- 중국 내 독립운동 사적지 관리 및 보존
- 정상 외교
-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 계기 정상 회동 추진
왕 부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11월 선전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중 정상회동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고, 조 장관의 중국 방문도 초청했다.
민감한 현안에서는 입장 차이도 드러났다. 조 장관은 서해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원칙적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중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당부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평화 공존 구상을 설명하고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왕이 부장, FTA 2단계 협상 조속 마무리 촉구
왕 부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 회견 내용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며 "모든 국가, 특히 이웃 국가들과 발전의 기회를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세계 경제의 분열이 심화되고 무역 보호주의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한중 양국이 모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지역 경제 통합을 촉진하고 포용적이고 호혜적인 경제 세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측이 FTA 후속협상의 '조속한 마무리'를 정상급 면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정부가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분야에서 수평적·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올해 중국 선전 APEC의 성공적 개최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난해 11월 경주와 올해 1월 베이징에 이어 올해 11월 선전에서 시 주석과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별도의 전략대화를 갖고, 한국이 "진영 대결이나 편 가르기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략적 자주'를 강조했다. 한국 일정을 마친 뒤에는 22일까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외교·국방장관 2+2 회의에 참석한다.
[분석] 한인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이번 회담은 협정 타결이 아니라 협력 방향에 대한 합의다. 따라서 당장 달라지는 제도는 없다. 그러나 방향이 정해졌다는 것은 그 방향으로 후속 조치가 나온다는 뜻이고, 준비의 유무가 6개월 뒤 격차를 만든다. 편집국이 짚어 본 대목은 세 가지다.
1. FTA 2단계 협상 — 서비스업 진출 기업이 가장 크게 영향받는다
한중 FTA는 2015년 발효 당시 상품 분야 위주로 타결됐고, 서비스·투자 분야는 발효 후 2년 내 후속협상을 개시한다는 조항만 담았다. 그에 따라 2018년 3월 협상이 시작됐지만 8년째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시장 개방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경과
- 2015. 12.
- 한중 FTA 발효 (상품 분야 중심)
- 2018. 3.
- 서비스·투자 후속협상(2단계 협상) 개시
- 2026. 6. 22.~26.
- 제15차 협상, 베이징 — 서비스·투자·금융 3개 분야
- 2026. 8. 20.
- 중국 측, 정상급 면담에서 '조속한 마무리' 공개 촉구
- 2026. 11. 18.~19.
- 선전 APEC 정상회의 — 성과 발표 여부의 분기점
협상이 타결되면 영향을 받는 쪽은 상품 수출입 기업보다 현지에서 서비스업 법인을 운영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이다. 유통, 물류·창고, 경영컨설팅, 광고·문화콘텐츠, 교육서비스, 금융 관련 업종이 대표적이다.
다만 실무적으로 반드시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FTA상 개방과 중국 국내법상 인허가는 별개다. FTA에서 특정 업종을 개방하기로 해도, 실제 법인 설립·지분 비율·영업허가는 외상투자 진입 네거티브리스트와 업종별 주관 부처의 인허가 절차를 따로 통과해야 한다. FTA 타결 소식만 보고 진출 일정을 확정하면 어긋나기 쉽다.
지금 해 둘 일은 두 가지다. 첫째, 자사 사업의 중국 국민경제 업종분류 코드를 정확히 확인해 둘 것. 개방 여부는 업종 코드 단위로 결정된다. 둘째, 현재 그 코드가 네거티브리스트에 걸려 있는지, 걸려 있다면 어떤 제한(지분 상한·합작 의무 등)인지 파악해 둘 것. 이 두 가지가 정리돼 있으면 협상 결과 발표 시 자사 영향을 하루 안에 판단할 수 있다.
2. 공급망 안정화 — 11월 시행 예정 수출통제와 함께 봐야 한다
공급망 안정화 합의는 문구만 보면 원론적이다. 그러나 시점이 중요하다. 중국의 희토류·핵심광물 수출통제 강화 조치가 2026년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고, 역외적용 방침도 포함돼 있다. 반도체·전자부품·자동차부품·배터리 소재를 취급하는 기업이라면 이번 합의가 실제 협의 채널로 이어지는지가 실무 변수다.
합의만 믿고 기다리는 것은 위험하다. 11월 이전에 자사 취급 품목이 수출허가 대상에 포함되는지 HS코드 단위로 점검하고, 해당된다면 허가 신청 소요 기간을 공급 일정에 미리 반영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3. 인적·문화 교류 —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인적 교류 항목은 이번 회담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흐름의 연장선이다. 양국은 지난 5월 27~28일 서울에서 열린 항공회담에서 주 70편의 운수권 확대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한중 여객 항공편은 주 608편에서 664편으로 늘었다. 7년 만의 첫 증편이었다.
출장 빈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하반기 노선 증편 발표를 주시할 만하다. 천진·청도·심양 등 한인 밀집 지역 노선이 늘어나면 출장비와 물류 리드타임에 직접 반영된다.
중국 거주 한인에게 가장 직접적인 대목
조현 장관이 회담에서 중국 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권익 보호를 별도로 당부했다는 점은 짚어 둘 필요가 있다. 구체적 후속 조치가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영사·출입국 사안에서 정부 간 협의 채널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현지에서 권익 관련 문제를 겪는 경우 관할 총영사관에 사안을 축적해 두는 것이 향후 협의에서 근거가 된다.
정리
11월 18~19일 선전 APEC 정상회의가 분기점이다. 그 자리에서 FTA 2단계 협상의 진전이 발표되는지, 공급망 협의체가 구체화되는지가 이번 합의의 실효성을 가른다. 그때까지 남은 3개월은 업종 코드 확인, 수출통제 품목 점검, 노선 정보 확보 같은 준비에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통관·인허가 등 실제 적용 조건은 관할 세관, 코트라 무역관, 전문 관세사·법률자문을 통해 개별 확인해야 한다.
포커스기업소식은 11월 선전 APEC까지 한중 FTA 후속협상과 공급망 관련 후속 조치를 계속 확인해 전한다.
자료 출처
- 회담 내용
- 외교부, 한중 외교장관회담 결과 발표 (2026. 8. 19.)
- 왕이 부장 발언
- 중국 신화통신, 청와대 예방 및 전략대화 관련 보도 (2026. 8. 20.)
- APEC 일정
- 중국 국무원, 2026 APEC 정상회의 11월 18~19일 선전 개최 발표
- FTA 후속협상
- 산업통상부, 제15차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 개최 (2026. 6.)
- 항공 운수권
- 국토교통부, 한중 항공회담 결과 — 주 70편 운수권 확대 (2026. 5. 27.~28.)
※ 본 기사의 회담 내용은 2026년 8월 21일까지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협상 진행 상황과 제도 적용 조건은 이후 변동될 수 있으므로, 실제 의사결정 전에는 관할 기관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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